아우디 A5 45 스포트백 8천킬로 시승기
처음부터 이 차를 사려던 건 아니었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거쳐 사게 된 A5 45. 타고 다니다 보니 갑자기 계기판에서 ‘엔진오일 교체 필요, 20일 남음’ 이런 메시지가 떠서 정비를 받고 보니 어느새 주행거리가 팔천킬로가 되어 있고 산지 1년이 되었구나 싶어 저도 부족하지만 시승기를 올려볼까 합니다.
○ 구매 경위
그 전에 몰고 있던 차는 니로 1세대(2019년형)였습니다. 원래는 아버지가 모실 줄 알고 동의했다 제가 몰게 되었는데 연비는 좋았지만 고속도로에서 가속감을 즐기기에는 참... 답답한 느낌이 들어 무지 교체욕구가 들게 하던 차였습니다.
맨 처음 사려고 했던 차는 베엠베 M340i였습니다. 구매비용은 제가 잡은 예산보다 넘어갔지만 오토뷰 분석편에서 평이 좋았고 시승을 자유로에서 해 보니 딱 이거다!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. 하지만 보험료나 세금을 알아보니... 유지비가 제 소득에서는 감당하기가 버거워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고 다시 찾아보던 중 눈에 들어온 게 현재 이차입니다.
이 차가 소수 차종이다 보니 시승 신청하면 늘 A5 40으로 타게 되고 실제 탈 수는 없어 실제 느낌이 어떨지 완전히 예상할 수는 없던 게 한 가지 불안한 점이었지만 일단 이 차, 그리고 2안으로 골프 GTI 두 가지를 예약 걸었습니다. 예약 걸고 시간이 지나다보니 연식이 바뀌면서 하필 최상급 트림만 판매되고 예산을 넘어가게 되어 이 차도 포기하고 골프GTI로 바꾸려던 참에 딜러분과 잘 협상이 되어 이 차를 사게 되었습니다.
○ 외관
전에 A6을 시승해봤을 때 은색이 가장 나아서 이것도 은색으로 사고 싶었는데 하필 A5부터는 급차별로 은색이 없어서 밝은 회색?(뭔 그레이라고 하는데;;) 계통으로 사게 되었습니다. 디자인은 역시 아우디가 잘 나오는구나 싶습니다. A6과 다르게 A5는 실제 머플러가 달려있어 그것 또한 만족도를 높여주는 부분이었습니다.
○ 내부
역시 아우디가 조명광 회사라는 걸 보여주듯 어두운 데서 타보면 차문 열었을 때 아우디 로고가 뜨고 안에 들어가면 앰비언트 라이트가 뜹니다. 센터페시아는 중앙에 터치식으로 되어 있고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가 지원되어 티맵으로 하고 다닐 수 있습니다. 자체 맵은 참 성능이 떨어져서 티맵 등을 연동해서 쓰시길 추천드립니다.
한가지 기아차들 쓸 때보다 불편함을 느낀 건 기아차에서는 내기순환은 켠 상태에서도 냉난방을 완전히 끌 수 있는데 아우디는 내기장치와 완전히 맞물려 있어 내기를 완전히 꺼야 냉난방을 끌 수 있다는 것입니다. 내기장치를 켠 다음에 풍량을 최소로 해 놓고 발쪽 바람은 안 나오게 조작하는데 참 이건 불편한 부분입니다...
또 하나 아쉬웠던 부분은 사륜구동 방식 차가 다 이렇다는데 뒷자리 가운데가 확 돌출되어 있어 뒷자리에서 누워 있을 수가 없다는 겁니다. 그리고 가운데 자리에 앉아서 가기는 불편해서 사실상 4인승으로 생각을 하는게 더 편합니다. 혼자 몰고 다니다 보니 뒷자리에서 쉬면서 가는데 이 부분을 더 생각해봤어야 했는데... 다음차 고를 때는 이것도 잘 감안해서 고르려고 합니다.
○ 총평
제가 차를 고를 때 가장 우선순위로 둔 게 가속능력을 비롯한 주행성능과 기본기였습니다. 전에 기아차(스포티지, 니로)를 타고 다니다 보니 승차감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한(?) 상태여서 A5를 타고 다니니 일단 소렌토 빼고 일반 기아차보단 승차감이 낫습니다. 다만 스포츠모드를 켠 상태에서 요철이 있는 구간을 지나면 기아차와 비슷한 정도로 노면이 참 잘 읽히는 걸 느낄 수 있으니 그런 건 감안하시기 바랍니다.
가속력은 우리나라 고속도로에서 한계속도(210km)까지 내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. 딱 한 번 전남에서 한계속도까지 내봤는데 스포츠모드를 켠 상태에서 190부터 가속이 둔해지는 느낌이 듭니다.(일반모드는 160주변부터 그런 느낌이 듭니다) 210을 더 넘겨서 속도를 낼 수 있는 느낌이 오는데... 하필 미국형은 210으로 속도한도가 설정되어 있는 게 참 아쉬울 뿐입니다. 안정감 또한 훨씬 기아보다 훨씬 좋아서 니로는 150을 넘기면 은근 심장이 쫄깃쫄깃해지는데 이 차를 타면서는 그런 불안한 느낌이 안 들어서 좋습니다.
소음은 제가 늘 속도를 내면서 타다 보니 정확히 느끼지는 못하겠고... 그래도 기아차처럼 백킬로를 넘기면 바로 풍절음이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다 이런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.
그 전에 SUV나 RV를 타면서 바디롤이 커서 굽이길에서 확 속도를 떨어뜨려야 해서 바디롤이 적기를 바랐는데 차가 더 커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바디롤이 있습니다. 회전할 때 회전반경은 어느정도 잡아서 운전하길 추천드립니다.
스포트백이다 보니 쿠페보다는 좀 낫지만 이 차 또한 뒷자리 머리공간이 적은 편입니다. 제 키 정도(173cm)까지는 무난한데 180이상 되는 키 큰 분들은 뒷자리에 앉아 있으면 머리공간이 빡빡하지 않을까 싶습니다.
공인연비는 리터당 11킬로인데 고속도로에서 원치 않게 강제 연비주행을 하면서 연비계를 보니 13까지 나옵니다. 대신에 가다서다하는 구간에서는 연비가 극악이 되니 도심 출퇴근용으로는 정말 안 맞습니다. 니로를 타 봤던 경험으로는 도심에서는 니로가 훨 낫지 않을까 싶네요. 그렇다 보니 식구차보다는 교외 드라이브를 즐기는, 저 같이 혼자 사는 사람이나 비혼연애 하시는 분들에게 이 차가 맞지 않아 싶습니다.
원래 더 정리해서 쓰고 싶었는데 너무 중구난방이 되어가서 부족하지만 시승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. 이 차를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시면 선택하는데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. 그럼...